【투데이신문 박나래 기자】 1970년대 초, 정부가 우유 소비를 적극 장려했지만 대다수의 국민들은 흰 우유에 대해 정서적, 신체적 거부반응을 나타내면서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낙농 산업 자체의 기반도 취약한 형편이었다. 한국화약그룹(현 한화) 창업주 김종희 회장은 평소 신념인 ‘기업을 통한 사업보국’과 ‘국민생활건강’의 실천을 강조, 당시 연구팀은 어떻게 하면 보다 많은 국민들이 우유를 자연스럽게 마실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했다.
연구팀은 당시 고급 과일이면서 수입에 의존하던 바나나를 우유에 넣기로 하고 개발에 성공했다. 현재 빙그레 바나나맛우유는 바나나우유시장에서 80%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하루 평균 약 80만개씩 팔리고 있는 인기상품이다. 지난해 기준 매출액은 수출을 포함해 약 2000억원에 이르러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바나나맛우유가 40년 넘는 기간 동안 장수브랜드로 꾸준한 사랑을 받는 비결은 무엇일가. 변함없는 맛과 영양도 한몫했지만 바나나맛우유 하면 떠오르는 독특한 용기 이미지를 빼놓을 수 없다. 바나나맛우유는 통통하고 배불뚝이 모양의 용기모양 때문에 일명 단지우유라고도 불린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 코드인 장독을 닮은 이 용기는 바나나맛우유하면 떠오르는 대표적인 이미지다. 바나나맛우유만의 고유한 용기모양이 만들어지기까지는 철저한 기획과 전략이 바탕이 됐다. 용기 차별화를 시도하던 개발 담당자들의 전략적 선택이었다는 것. 당시 기존에 흔히 사용되던 비닐 팩이나 유리병과는 차별화 된 특별한 용기를 만들기 위해 고심했다고 한다. 한국인에게 가장 친숙한 용기의 외형을 고집하던 중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배불뚝이 모양의 용기가 탄생했다.
바나나맛우유는 작년 기준 회사 전체 매출의 약 24%를 넘는 비중을 차지하며 빙그레의 재도약을 이끌고 있다. 특히 혁신적인 마케팅이 이 같은 성과를 이끌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바나나맛우유 마케팅 성공의 대표적인 사례는 바로 ‘단지가궁금해’ 시리즈다. 빙그레의 ‘단지가궁금해’ 시리즈는 바나나맛우유의 새로운 경험을 전달하기 위해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지 않은 색다른 우유를 출시하는 제품으로 약 1년여간의 출시 준비 과정에서 약 백 여가지 과일과 우유를 조합해 테스트한 결과다. 2018년 첫 번째 제품 오디맛우유 출시에 이어 겨울에는 한정판으로 귤맛우유를 출시했다. 오디맛우유는 출시 8개월만에 누적판매 900만개, 약 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신제품으로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다. 귤맛우유, 바닐라맛우유, 호박고구마맛우유 역시 소비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최근 빙그레는 ‘단지가 궁금해’ 제품의 여섯 번째 시리즈로 캔디바맛우유를 내놔 소비자들의 이목을 끌었다. 이번에 출시된 캔디바맛우유는 빙그레의 아이스크림 제품 캔디바의 상큼한 소다맛을 우유로 구현했다. 또한 캔디바의 로고와 패키지의 특징을 살려 레트로한 느낌을 최대한 살렸으며, 캔디바와 같은 하늘색으로 출시됐다.
아울러 빙그레는 바나나맛우유의 새로운 프로모션으로 아이유를 모델로 기용해 친환경 캠페인 ‘지구를 지켜바나나’를 시행하고 있다. 환경 문제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만큼 모두에게 친숙한 바나나맛우유와 아이유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환경 보호 메시지를 재미있게 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1974년 출시한 바나나맛우유는 40년이 넘는 시간 동안 국내 대표 스테디셀러 제품으로 고객들의 큰 사랑을 받아 국내 시장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다”며 “항상 소비자분들께 친숙하면서도 ‘새로운 브랜드’로 다가가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June 24, 2020 at 02:12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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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그레 바나나맛우유, 국내 1위 가공우유 자리 지킨 비결은 - 투데이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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